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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에세이

색연필 찾기

그림 그리는 작가 2023. 3. 28. 13:54

색연필이 부러졌다, 언제 부러졌는지 모른다. 부러진 색연필을 깍지에 끼워 썼다.

점점 줄더니 연필까지에 끼워 쓰기에도 작다. 버리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을 때까지 쓴다.

독서 쟁반에 있어야 할 색연필이 보이지 않는다. 쟁반을 뒤진다.

뒤진다 하기에 민망한 크기에 쟁반인데 색연필이 보이지 않는다.

콩알보다 작은 파란색 색연필을 찾는다.

그림이 있는 쟁반이라 색연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찾는다.

 

작은 색연필은 엄지와 검지로 잡고 줄을 긋는다.

색연필은 제 소임을 다했다. 충실했다.

모든 사물이 제 소임을 다하는데 나는 내 삶에 소임을 다했는가?

나는 내 소임을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내 쓰임이 무엇인지 찾으려 애쓴다.

나는 내 인생을 충실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을 즐기려고 애쓴다.

하루하루를 집요하게 관찰하고 기록하고 시간순대로 쓴다.

나열한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행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기록한다. 내가 1년 동안 계속할 수 있는 것들을 기록한다.

지루한 기록이고 실행이겠지만 하나하나 쌓는다. 쌓고 또 쌓는다.

그 과정에서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나는 상상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내가 말하는대로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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