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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에세이

쓸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림 그리는 작가 2021. 4. 19. 06:00

내가 써야 하는 사람이란 것을 늦은 나이에 알게 됐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에서 일기 검사를 했다. 당시에는 일기 쓰기가 숙제였다.

내 기억에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검사를 받았던 것 같다.

그게 계기가 돼서 초, , 고 일기를 계속 썼고 졸업을 하고도 썼다.

매일 쓰지 않았지만 쓰려고 노력을 했고 5년 전부터 매일 쓴다.

일기를 쓰면서 위로받고 생각을 정리한다.

일기장 속 나는 담대하지 않고 소심하고 여기 저기 흔들리고 끊임없이 같은 말을 마음이 풀릴 때까지 반복한다.

타인에게 같은 말을 내 마음이 풀릴 때까지 반복한다면 지겨워 상대도 해주지 않을 것이다. 내 스스로도 지겹다 할 정도로 많이 반복한다.

일기장을 벗어난 나는 모든 상황을 그 안에 쏟아 냈기 때문에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주변에서는 나를 담대한 사람으로 본다.

 

강원국 지음 ⌜ 대통령의 글쓰기 ⌟ 2014

왜 글을 쓰는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소통하기 위해서? 기록을 위해서? 쓰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써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글을 쓰는 게 기쁨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향해 내 뜻을 펼치는 게 설렘이라고 했다. 글을 쓰는 일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준다. 생각이 정리되고 공부가 된다. 위로와 평안을 준다. 용기를 얻는다. 무엇보다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스스로 성찰하게 된다. 가슴속에 맺힌 것이 풀린다.

(강원국 지음 대통령의 글쓰기2014, 311)

 

나는 쏟아내야 하는 사람이다.

속에 담아 놓으면 무겁고 아프다.

슬픔도 아프고 기쁨도 아프다.

그 아픈 응어리들이 머릿속을 가슴속을 마구 돌아다니면서 버겁게 하고 벅차게 한다.

어디라도 덜어내야 무거웠던 생각이나 상념들이 가벼워진다.

상념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지치고 넘어질 때가 있다.

넘어지기 전에 나는 모든 것을 일기장에 내려놓고 내 얘기를 한다.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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