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초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눈이 내려 미끄러울 때면 어느 만치 떨어져 있는 전봇대를 찾아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 살살 걸으면 넘어질 것 같아 미끄러지듯 종종걸음 비슷하게 달려가서 전봇대를 끌어안는다. 그리고 조금 쉬었다 다음에 보이는 전봇대를 향해 또 달린다. 길이 미끄러워 걷지 못하면 목표점을 정하고 그곳을 향해 달린다. 나는 줄달음 끝에 태수의 한쪽 팔에 확 매달렸다. 그는 약간 비실대며 우울하게 웃었다. 나는 그의 팔에 매달린 채 가볍게 눈 위에서 미끄럼을 타며 의미 없이 키득댔다. (박완서 지음 ⌜나목⌟ 세계사 2012, 104쪽) 목표를 정하고 전봇대에 도착하고 또 다음 전봇대에 도착하고 그렇게 대여섯 번의 전봇대를 붙들고 의지하다 보면 어느 새 미끄러운 눈길 속에서 넘어지지 않고 집에 도착했다. ..
서평 에세이
2020. 12.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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