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사랑하고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특정 물건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물건을 살살 다루는 사람은 드물다. 전자렌지문을 밀듯이 닫거나 방문을 발로 밀어서 닫는 사람이 보통이다. 나에게는 15년 째 멀쩡하게 제 역할을 해주는 전자렌지가 있다. 밥을 데워주고 팥팩을 뜨겁게 달궈준다. 그런 전자렌지를 꽝, 쿵 닫는다. 어느 날 내가 사물을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며칠 습관대로 버릇대로 꽝, 쿵 닫았다. 그럴 때마다 ‘살살 살살 다뤄줘야지’ 하면서 살며시 다시 닫준다. 볼펜도 쓰고나면 던지 듯 툭 내려놓는다. 던진 것도 아니고 내려 놓는 것도 아닌 듯 그렇게 무심히 툭 놓는다. 볼펜은 다 쓰면 버려지지만 버리기 전까지는 내 삶을 기록해 준다. 일기도 써주고 메모도 해..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어서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쓰기 관련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세바시 영상을 봤는데, 그 때 참 감명 깊게 영상을 봐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구입해서 읽었다. 나도 은근히 메모광이여서 집안 이곳저곳에 메모지와 볼펜이 있다. 내가 언제든 생각나는 것들을 붙잡기 위해서 메모 리딩을 꾸준히 하면 책에 담긴 정보와 내 생각이 결합해 나만의 지식이 쌓이게 된다. 내 생각이 노트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생각을 드러내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난다. 즉 글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메모 리딩은 글쓰기의 시작이다. 나는 메모 리딩이 책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No pains, No Memories.” 메모 리딩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그냥 읽을 때 보다 두세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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